체스키크룸로프에서 프라하로 가는 길 - 점심을 먹을 식당을 친구가 트립어드바이저로 찾았다. 그곳은 체스키크룸로프도 아니고, 프라하도 아니었다. 가는 길에 있는 타보르라는 동네였다.
여행가로서 하나의 도시를 우연히 만나는 일 - 그리고 이렇게 잠깐이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곳을 우연히 가는 일은 생각만 해도 설렌다.
1. Green Tree Restaurant
Zizka Square라는 곳에 주차를 하고 구글지도로 Green Tree Restaurant를 검색하였다. 겨우 2분 거리에 식당이 있는데, 프라하로 가는 일정만 없다면 그냥 정처 없이 걸어다니면서 보고 싶은 평범한 체코의 동네였다. 우리에게는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은 곳, 이런 곳에 들러보는 경험은 왠지 여행 중 내가 특별한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줘서 좋다.
체코 감성 물씬 느껴지는 외관을 들어가면 홀에도 자리가 많지만 뒤뜰에 야외좌석이 있었다.
이렇게 평범한 동네를 방문하는 게 진짜 이국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더운 날씨에 에이드부터 한 잔 씩 마셨다.
점심 특선 같은 게 있다고 해서 수프를 시키고 나는 소고기를, 친구는 오리고기를 시켰다. 맛은 그저그랬다. 오리고기는 약간 맛이 없게도 느껴졌다. 친구는 원래 체코 요리에 큰 기대감이 없다며 받아들였다. - 그리고 이게 나비효과가 되었는지 프라하에서는 이날 저녁에 한국식당에 간 거 말고는 별다른 음식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저녁에 한국식당에 간 거 빼고는 혼자 여행했다.
2. Church of the Transfiguration on Mount Tabor / Kafe Bar Havana
점심을 먹자마자 Kafe Bar Havana라는 곳에서 커피를 마셨다. 역시 아이스는 없어서 따뜻한 라떼 종류를 마셨었지. 건녀편에는 천주교 성당이 있었다. 프라하를 앞두고 있는 설렘과 함께 여유로웠던 이날. 돌아가고 싶다.
별일 없이 조용한 체코 - 타보르
커피를 마시고 교회를 구경했다. 이후의 경험이 강렬해서인지 교회 내부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교회 뒤편으로 종탑을 오르는 표시가 있어서, 친구가 전화하는 사이 혼자 오르기 시작했다.
너무 더운 날이었지만, 많이 높지도 않았고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어 열심히 올랐다.
그런데. 보고 말았다. 'PAYMENT ONLY CASH' 체코 돈도 유로도 없었다. 저기까지 올라가서 뭐하나. 카드밖에 없는데, 얼른 내려왔다. 다시 갈 일이 있으면 대단한 풍경이 없더라도 꼭 현금을 챙겨가서 올라봐야지.
타보르를 다시가봐야할 이유를 만들고 왔다=)
비둘기들은 대체 여기를 어떻게 들어와 똥을 갈기는 걸까.
비둘기 똥을 뒤집어 쓴 종을 끝으로 타보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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