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경의 밤(스위스-이탈리아 국경, 오소나, 호텔 노드)

[이탈리아] 국경의 밤(스위스-이탈리아 국경, 오소나, 호텔 노드)

여행가 Jay입니다. 오늘부터는 이탈리아 여행기를 포스팅합니다. 삼박 사일 동안의 스위스 포스팅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요. 이탈리아 여행기는 어떨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탈리아 포스팅은 스위스 마지막 포스팅과 같은 날짜, 같은 위치에서 시작합니다.

(현지시간 2022년 7월 25일)

 

1. 국경, 오소나(Ossona)

바로 이 게이트 하나를 지나니 다른 나라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국경을 넘으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이렇게 가까워도 다른 나라에 오니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곳을 지나서 저는 고속도로를 달렸는데요. 목적지는 바로 유럽인 친구가 유럽인 친구에게 소개 받은 식당이었답니다. 트립어드바이저나 기타 사이트에 소개된 식당이 아니라 정말 친구의 친구가 우연히 가고 반해서 소개해준 식당이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엄청났습니다.

 

고속도를 조금 달리니 이탈리아의 시골마을이 나왔고, 드디어 이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생선 요리를 먹을 계획이었는데, 아직 오픈 시간이 1시간 반정도가 남아있었습니다. 친절하게도 앉아서 기다려도 된다고 했지만, 아직 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 식당에서 한 시간 반을 기다리는 건 힘들 거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다음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들러야겠어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서 이 마을에 간다면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워낙 시골마을이라 그런지 자전거를 타던 소년들이 제가 탄 차가 정차해 있을 때 안을 들여다보며 저를 신기해 했답니다. 너무 더운데 갑자기 소년들이 나타나 차를 들여다 보고 신기해 하는 게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차별의 시선이라기 보다는 그저 신기해서 그런 걸텐데 이 날 날씨도 덥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2. 호텔 노드 (Hotel Nord, guardamiglio)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호텔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호텔로 향했습니다. 

저녁에 호텔에서 캡처한 지도인데요. 23도로 되어 있는데, 낮에는 정말 더웠습니다. 스위스에서는 견딜만큼 더웠는데 이탈리아로 넘어오자마자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라서 정말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때 유럽 전역이 무더위라고 우리나라 뉴스에도 많이 보도되었었나 보더라고요. 무더위의 시작과 함께 이탈리아로 와서, 저는 이게 스위스와는 다른 이탈리아의 날씨인줄로만 알았어요.

 

분명 창밖의 풍경도 찍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사진이 사라졌네요. 창밖은 별 건 없었고 호텔의 간판과 주차장이었답니다. 호텔은 정말 컸습니다. 미로 같이 객실들이 엄청 많았고, 이곳이 국경 근처이기도 하고 내일 피사로 향할 거였는데, 피사 등 주요 관광지로 향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탈리아 분들도 많았지만,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 온 분들이 엄청나게 많았답니다. 

호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요. 저는 커피를 하루에 3~4 잔 정도 마시는 완전한 커피 person인데, 이날 커피를 많이 못 마셔서 일단 에스프레소부터 한 잔 마셨습니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에스프레소의 맛에 눈을 뜨고 결국 귀국하여 에스프레소 머신까지 구입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인지하지 못했었는데, 유럽 국가에서 물을 시키면 스틸워터인지 스파클링인지(이탈리아 분들은 '가스'라고 하더라고요.)를 확인하는게 신기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탄산수를 많이 마시기는 하지만 이렇게 모든 식당에서 구비해 놓고 주문을 받을 때 확인을 하는 게 신기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한국은 물은 거의 무료인데, 여기는 물도 다 계산해야 한다는 게 조금 다른 문화이기도 하고요.

안전하게 가고 싶어서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피자랑 고기는 만국 공통 안전빵아니겠습니까.

기타 사이드 음식도 많이 시켰어요. 전부 다 맛있었습니다. 이 호텔 음식 잘하더라고요.

친구가 먹은 매인요리입니다. 이름은 모르겠어요.제 요리랑 사이드 요리는 다 나왔는데, 친구 거는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와서 여쭤보니 주문이 안 들어갔더라고요. 충분히 실수할 수 있는데, 음식이 안 나왔다고 하니, 죄송하다는 말보다는 'yes, yes'이래서 꽤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여기에 더해 체크인할 때 친구가 카운터에 있었던 분이 어떤 거 같냐고 물어봤는데, 저는 체크인 시에 옆에 서있기만 하고 별 신경을 안 써서 그냥 괜찮은 거 같다, 라고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친구는 불친절하게 느껴서 물어본 거였더라고요. 제가 누군가 불친절한 것 같다라고 말하면 여기는 한국이 아니다, 저 정도는 불친절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유럽인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어지간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튼 친구는 카운터에 있는 사람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저는 친구의 음식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모습에 기분이 상했었습니다.

 

뭔가 스위스에서는 외국인이라고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는데, 이탈리아는 시작부터 아이들이 차에 있는 저를 들여다 보고, 카운터 불친절에 음식 실수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탈리아 여행의 시작이 좋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날 비까지 왔거든요.

그런데 이런 기분은 다음 날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오전에 일하시는 분들은 엄청 활기차고 친절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해도 곁에 와서 마실 게 필요한지 등등을 꼼꼼하게 챙겨주셨고 얼굴을 마주보며 웃어주셨습니다. 체크아웃할 때도 엄청 친절하게 잘 해주셔서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여행지에서도 좋은 일만 가득했고요.

 

아무래도 날씨도 좋지 않고 여러가지 상황이 저를 예민하게 만들었던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결론은 이탈리아도 스위스만큼이나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다음 포스팅은 피사의 사탑이 있는, 피사에 관한 내용입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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