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 차로 알프스 산맥을 넘었던 기억은 가장 최고의 순간으로 꼽을 만큼 멋진 기억이었다. 슬로베니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을 차로 넘은 우리는 오스트리아 오버트라운으로 향하고 있었다. 역시 구글맵이 알려주는 길로 가던 우리는 차로 알프스 산맥을 넘어야 했다. 점점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고도가 높아졌다. 애플지도와 구글지도에서는 읽을 수 없는 독일어들만 보였다.
글은 엄청나게 굽이쳤다. 이런 비현실적인 풍경을 스위스에 이어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보게 되다니, 정말 알프스산맥은 대단하구나. 사진과 동영상을 쉴새 없이 찍었다. 그러면서도 내 눈에 직접 담는 순간을 되도록 많이 갖기 위해 노력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알프스 산맥의 냄새가 있다. 도로를 지나며 소를 많이 보았는데, 얼마 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이렇게 단순히 우리에 있거나 저 멀리 있는 소는 많이 보았지만...
바로 소떼가 도로를 걷고 있었다. 건너편 차도 멈췄고, 우리도 차를 세우다시피 했다. 소들도 이런 상황에 익숙한지 천천히 도로변으로 피해주었다. (완전히 피한 건 아니지만 차가 갈 수 있게 해 주었다.)
산속에도 중간중간 한 두 채 집이 있었는데, 고도가 낮아질수록 집들이 많아졌다. 산속에서 운전을 한 친구야 힘든 순간이 지나갔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알프스 산맥에서 내려온 게 아쉽게만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변이 나왔다. 잠깐 차를 세우고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맥의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오스트리아 지역 알프스는 조금 나오지만, Naturpark Sölktäler를 포함한 이 부근은 한국어로, 원어로 아무리 검색해도 한국어 포스팅은 전혀 나오지 않는 지역이었다. 내가 이 지역 한국인, 한국어 최초의 포스팅자인 것 같다:) 이런 로드트립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값진 기회라는 걸 여행을 복기할 때마다 느낀다.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준 친구에게 감사하다. 한편으로 내가 영어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런 인연이 있었을까, 그런 인연이 이런 순간을 불러왔다고 생각하니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관련 포스팅>
[스위스] 스위스 - 이탈리아 국경 차로 넘기 세 번째 (알프스 산맥, 스위스-이탈리아 국경 COMO)
[가고 싶은 곳 저장소] - Hallstatt, Austria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가고 싶은 곳 저장소] - Naturpark Sölktäler, Austria (오스트리아 쇨크탤레르 자연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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