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를 뒤로하고 베른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서울과 같이 헌법상 수도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관습적으로 수도가 된 도시입니다. 어쨋든 스위스의 수도, 베른에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이날 저는 취리히의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인터라칸 역으로 가기 전 잠시 들렀기 때문에 짐들을 잔뜩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베른 역에도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가 있었습니다.
1. 베른 중앙역 - 짐보관, 관광안내소 지도 수령, 거지 만난 썰
짐보관소는 취리히에서와 같이 네모 안에 가방, 가방위에 열쇠가 있는 기호를 찾아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역 안에서도 안내가 있었고 안내를 따라 역을 나오니 나오는 길에 바로있었습니다. 짐을 보관하고 i를 따라 가니 바로 관광안내소가 나왔습니다. 아래지도가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것으로 지도를 보면서 다시 설명드릴게요.
위에 관광안내 지도에서 왼쪽 끝 가운데 부분을 보면 기차표시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차 표시 위에 파란 하이라이트 부분에 'i'가 보일 거에요. 저는 그곳에서 이 지도를 얻었습니다. 지도를 얻고자 한 것은 아니었고, 기차에서 내려 짐보관하는 곳을 취리히에서 처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취리히 중앙역 짐보관 후기는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베른 중앙역에도 여러 군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역을 나오면서 어렵지 않게 네모 칸 안에 가방, 그 위에 열쇠모양을 찾아 짐을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은 취리히 중앙역과 같았습니다. 다만 짐을 보관하기 위해 유리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가야 했는데요. 여기에서 갑자기 어떤 사람이 'Hi, Bro.'이런식으로 말을 걸길래 대꾸해 줬는데, 거지 분이었습니다. 몇 마디 나눈 뒤에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고, 착한 사람인 거 같은데, 제가 정말 현금이 없어서 줄 게 없다니까 시무룩해해서 마음이 좀 그렇더라고요. 말이라도 안 섞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아무튼 이 거지분은 여기에 상주하는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짐을 되찾기 위해 방문했을 때도 그대로 있었습니다 .저를 기억 못하는지 처음과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서 몇 마디 나누고 한국돈 1,000원과 가족에게서 받았던 체코동전 몇개를 주고 왔습니다. 1,000원은 스위스 물가대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작은 돈이고, 체코 돈도 아주 작은데, 환전까지 하려면 남는 게 없을 거 같다고 말해줬는데도 계속 고맙다면서 저를 축복해 주더라고요. 분명 나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왜 아주 젊은 나이에 짐 보관소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걸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조금 걸어가니 관광 안내소가 있어서 들어갔고, 직원에게 시간이 많지 않아 어디를 여행하는 게 가장 좋은지 추천을 부탁드렸고, 관광 안내 지도를 꺼내 친절하게 형광펜으로 칠해가면서 관광지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 지도를 가지고 여행을 시작했는데요. 앞으로는 이런 지도를 받으면 지도에서 이름을 확인해서 구글지도에 표시하고 구글지도를 보며 여행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지도를 보고 걷다가 엉뚱한 곳에 다달았거든요.
1. 베른 시민 공원(Kleine Schanze)
바로 Kleine Schanze입니다. 뭔가 예쁜 공원이고, 사람들이 많은데 제가 향하던 곳은 아니어서 구경하면서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예상에 없었던 예쁜 공원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위의 첫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아이의 아빠에게 물어보니 지도에서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등등을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에게 길을 가르쳐 줄 때 갑자기 어떤 여자분께서 엄청난 소리를 내며 넘어졌는데 그분도 달려가 일으켜 세워주고 아주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며 시작한 여행인데,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기분 나쁜 사람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포스팅 맨 하단 'You Have No Respect. Good 'by'' 포스팅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강아지가 호수에 뛰어들어서 신나게 물장구를 쳤댔습니다. 귀여운 댕댕이...
2. 스위스 연방 궁전 / 분데스하우스 (Federal Building (Bundeshaus))
스위스 민주주의의 상징. 내부에 스위스 연방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출처: 트립어드바이저
커다란 건물이었습니다. 내부에 스위스 연방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내부를 출입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냥 겉으로 보기에 크고, 예쁜 건물이었습니다. 이곳은 여행하다 보니 한두 번 더 지나가게 되더라고요.
여기에서 취리히에서 베른으로 넘어오는 기차에서 만났던 프랑스 친구들 두 명을 다시 마주쳐서, 반가워하며 인사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때 이 친구들한테 같이 다니자고 할 걸...하는 생각을 제 에세이에 썼던 사람을 만나고 나서 하게 되었답니다. 그랬다면 이상한 사람도 안 만났을 텐데... 한 가지 배운 점이 있다면 여행을 가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 무례한 사람한테는 단호할줄 알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다음 여행부터는 이 룰을 꼭 따르겠어요.
건물 보다도 내려다 볼 수 있는 마을과 강이 예뻤습니다.
분데하우스를 다 보고 베른 카지노(Casino Bern)가 나왔습니다. 그 앞은 식당 겸 카페였습니다. 이날 정말 더워서 잠시 앉아서 쉴까하다가 얼른 여행을 마치고 친구가 있는 인터라칸으로 향하자는 생각에 열심히 움직였습니다.
3. 베른대성당(The Cathedral of Bern/ Bern minster), 모세의 분수(Moses Fountain)
카지노에서 지도를 확인하니 베른대성당이 가까워서 다음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관광안내지도가 좋은 점은 구글 지도 보다 가까운 곳이나 어떻게 다녀야할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헤매고 나니 지도가 커서 불편하긴 했지만 다음 루트 정하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조금 걸어가니 저 멀리로 대성당의 첨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에서 아름다움이 잘 구현되지 않은 거 같은데 저 깃발이 꽂힌 거리마저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스위스의 각 도시들이 비슷한듯 다 다른 매력을 가지고 아름다운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햇빛 너무 강렬했던 날, 보자마자 탄성이 나왔습니다. 뭔가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교회가 길에 무심하게 놓여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대성당 바로 앞에는 이렇게 모세의 분수가 있었습니다. 교회에 압도 당해서 분수에는 큰 관심을 두지 못했던 거 같네요.
여기는 개방되어 있어서 안쪽도 볼 수 있엇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래서 실내 사진은 없습니다. 문 위로 조각상들이 보이시나요? 정말 디테일 하나하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성당을 유럽에 와서 처음 봤기 때문에 발길을 뗄 수 없었습니다.
안쪽에는 천사가 있는데, 그 대각선 위에는 무서운 게 입을 떡 벌리고 있네요.
교회에서 관광지도를 보며 나무가 우거진 그림 위에 포토존 표시가 있기에 걸어가 보았습니다. 이런 공원이 나오더라고요.
다시 강쪽으로 경치도 즐길 수 있었고요. 이럴게 정원이 층층이 자리잡고 있는 게 정말 신기하고 예뻤습니다. 아마 저 주택단지에 사시는 분들이 가꾸는 정원이나 작은 밭 같은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성당의 측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관광안내소를 찾을 필요는 없지만 보이면 지도 하나 쯤 챙겨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4. 베른 시계탑(Zeitglockenturm)
대성당 관람을 마치고 저는 그 유명한 베른 곰 공원으로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베른 곰 공원까지 갔다가, 다른 길을 이용해 역으로 돌아가면서 못 본 곳들을 보고 인터라칸으로 향할 계획이었고, 베른 여행의 끝이 보였는데요. 바로 여기에서 제 에세이에 등장한 M을 만나게 됩니다. 스타벅스 금방나온다며!! (궁금하신 분은 포스팅 맨 하단 'You Have No Respect. Good 'by'' 포스팅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어쨋든 저는 에세이에 쓴 바와 같이(안 읽으셔도 이 포스팅을 이해하는 데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M을 만나는 바람에 원래 목적지였던 베른 곰 공원과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걷게됩니다. M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이 거리가 너무 예뻐서 이곳에서 혼자 한참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분수가 보이시나요? 이 거리에 11개의 분수가 있고, 베른에만 100개가 넘는 분수가 있다고 하네요. 정말 베른을 걷는 내내 이름 모를 예쁜 분수를 많이 보았습니다. 아래 스타벅스 사진에도 분수가 보이네요.
그래서 나중에 볼 계획이었던 베른 시계탑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시계가 시침만 있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저때가 정확히 12시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있었고, 시계탑에서 종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다시 걸어갈 때는 머무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12시에 이 종소리를 듣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거 같아요.
5. 베른 스타벅스
M과 얘기하는 게 나의 소중한 여행 시간 버리는 건 줄도 모르고 polite를 시전했던 베른의 스타벅스.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알아가는 게 관광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착각을 했던 곳. 무언가를 배우고 나의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고 착가했던 곳 (궁금하신 아래 분은 관련 포스팅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이 경험을 통해 그나마 배운 것은 여행하며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 그러니 좋은 사람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무례한 사람을 만나면 과감히 나의 의사를 밝힐 것, 상종하지 말 것.
나쁜 기억을 씻기 위해서라도, 그치만 무엇보다도 아름답기 때문에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베른의 첫 번째 이야기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
<관련 포스팅>
이 여행에서 만난 가장 무례한 사람 M
짐 보관과 관련해서는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취리히 중앙역 짐보관)